Differences of Reading the Pure Hangul Text and the Hangul Plus Hanja Text in Reading Speed, Comprehension, and Memory

한글 전용과 국한 혼용의 언어 심리학적 고찰(I): 읽기 시간, 이해, 기억에서의 차이

  • 남기춘 (한국과학기술원 전산학과 인공지능연구센터) ;
  • 김태훈 (고려대학교 심리학과) ;
  • 이경인 (고려대학교 심리학과) ;
  • 박영찬 (시스템공학연구소 자연어정보처리연구부) ;
  • 서광준 (한국과학기술원 전산학과 인공지능연구센터) ;
  • 최기선 (한국과학기술원 전산학과 인공지능연구센터)
  • Published : 1997.10.10

Abstract

본 연구는 한글 전용과 한자 혼용이 글의 이해 속도, 이해 정도, 내용의 기억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가를 조사하기 위해 실시되었다. 한글 전용론과 한자 혼용론은 각각 나름대로의 논리를 가지고 서로 논쟁을 펼쳐왔다. 먼저 한글전용론의 주장을 살펴보면, 한자는 배우기 어렵고 쓰기도 불편해 쉽게 익힐 수 있는 한글을 사용해야 하며, 한자를 사용함으로 인해서 순 우리말의 발전이 방해를 받고, 글자 생활의 기계화와 출판 문화의 발달에 있어 한자는 이것을 어렵게 한다는 것이다. 반면에, 한자혼용론의 주장에 따르면, 한자말은 한자로 적을 때 그 의미의 파악이 빠르고 정확하고, 우리말 어휘의 절반 이상을 한자어가 차지하고 있으므로 한자를 가르치는 것이 국어교육의 지름길이고, 우리말에는 동음이의어가 많아서 한글로만 적을 경우 그 뜻을 식별하기 어렵고, 한자는 각 글자가 모두 뜻을 가지고 있으므로, 각각을 조합하여 새로운 의미의 단어를 쉽게 만들 수 있음은 물론이고 한글로 쓸 경우 길게 쓰여져야만 하는 것을 짧게 쓸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으며, 한자를 쓰지 않으면 우리의 전통 문화를 이어 받을 수 없으며 한자를 공통으로 쓰고 있는 동양문화권에서도 고립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한글전용과 한자혼용에 대한 의견이 다양한 만큼 우리나라의 한자에 대한 정책도 그 갈피를 잡지 못하고 계속 바뀌어 왔다. 독립이후 정부에서는 법령과 훈령 등으로 모든 공문서에서의 한자사용을 금지하고 일반 사회의 문자 생활에도 한글을 전용할 것을 권고하지만 이 지침은 결국 공문서에만 한정되어 왔고 후에는 이것조차도 유명무실해졌다. 또한 중고등학교의 한자교육 정책도 수차례 변화되어 한글만을 배운 세대가 사회에 나와 여전히 한자가 사용되고 있어 적응에 문제점을 가지기도 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그 동안 계속되어 온 한글과 한잔의 사용에 관한 논쟁을 언어심리학적인 연구 방법을 통해 조사하였다. 즉, 글을 읽는 속도, 글의 의미를 얼마나 정확하게 이해했는지, 어느 것이 더 기억에 오래 남는지를 측정하여 어느 쪽의 입장이 옮은 지를 판단하는 것이다. 실험 결과는 문장을 읽는 시간에서는 한글 전용문인 경우에 월등히 빨랐다. 그러나. 내용에 대한 기억 검사에서는 국한 혼용 조건에서 더 우수하였다. 반면에, 이해력 검사에서는 천장 효과(Ceiling effect)로 두 조건간에 차이가 없었다. 따라서, 본 실험 결과에 따르면, 글의 읽기 속도가 중요한 문서에서는 한글 전용이 좋은 반면에 글의 내용 기억이 강조되는 경우에는 한자를 혼용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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