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 단어 재인은 읽기의 핵심 과정으로, 단어의 표기, 음운, 의미 정보 등을 포함한 심성어휘집의 검색에 기반한다. 본 연구는 두음법칙에 의한 한글 글자-형태소 대응의 모호성이 단어 재인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고, 표기법과 개인차가 이러한 과정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하였다. 두음법칙에 의한 이형태 간 형태소 처리를 비교하기 위해 차폐 점화 어휘 판단 관제를 사용하였으며 표기법의 영향을 조사하기 위해 서로 다른 표기법을 사용하는 두 집단(변음집단: 대한민국 부산 거주 대학생, 본음집단: 중국 연변 조선족 대학생)을 실험 참가자로 사용하였다. 표적 단어는 본음으로 표기되는 음절을 가진 단어(예: 한랭)였으며, 이에 대한 점화 자극은 표적어와 동일 조건(예: 한랭), 변음 조건(예: 냉방), 본음 조건(예: 랭방), 무관련 통제 조건(예: 한계)의 네 가지로 조작하였다. 실험 결과, 변음 집단 중 읽기 속도가 빠른 참가자는 변음 조건과 본음 조건 모두에서 촉진적 점화 효과를 보인 반면, 읽기 속도가 느린 참가자는 점화 효과를 나타내지 않았다. 본음 집단의 경우, 빠른 반응 참가자는 본음 조건에서만 촉진적 점화 효과를 보였으며, 변음 조건에서는 점화 효과를 나타내지 않았다. 이러한 결과는 표기법의 차이와 개인의 읽기 능력이 한자 합성어의 형태소 처리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