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급격한 도시화와 개발 압력 속에서 효율적인 매장문화재 보호를 위해 정비된 일본의 매장문화재 유존지역 지정 및 관리 체계를 분석하고, 이를 통해 한국 매장유산 제도의 개선 방향을 모색하는 데 목적이 있다. 일본은 '주지의 매장문화재 포장지'라는 법적 개념을 바탕으로 세계 최대 규모의 매장문화재 행정 체계를 운영하고 있으며, 그 핵심은 국가 주도의 표준화를 거쳐 확립된 지방 중심의 자율적 운용 체계에 있다. 일본의 매장문화재 행정은 문화재보호법을 근거로 하되, 구체적인 지정 기준과 행정조치는 각 지방공공단체의 재량에 위임하는 지방분권적 구조를 취한다. 특히 교토시의 사례에서 확인되듯, 유적의 중요도와 공사 규모에 따라 발굴조사, 시굴조사, 입회조사, 신중공사의 4단계로 세분화된 행정지도를 시행함으로써 개발과 보존의 조화를 꾀하고 있다. 또한, 유적 정보를 데이터베이스화하고 WebGIS 등을 통해 대외적으로 투명하게 공개함으로써 개발 사업자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마찰을 최소화하고 있다. 분석 결과, 일본의 제도는 유적 범위 확정의 유연성과 정보의 시각화, 그리고 광역 및 기초 지방공공단체 간의 유기적인 역할 분담에서 강점을 보였다. 다만, 행정 판단 기준의 지역별 편차와 원인자 부담 원칙의 법적 근거 모호성 등은 향후 개선 과제로 남아 있다. 이러한 일본의 사례는 한국 매장유산 행정에 다음과 같은 시사점을 제공한다. 첫째, 유적 규모와 중요도에 따른 단계적·탄력적 보존 조치의 도입이 필요하다. 둘째, 매장유산을 규제의 대상이 아닌 지역 자산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제도적 유연성을 확보해야 한다. 셋째, 현장 전문 인력의 역량 강화를 위한 자격 제도 정비가 요구된다. 마지막으로, 규제 중심의 행정에서 벗어나 국민적 이해와 자발적 협력을 이끌어낼 수 있는 사회적 공감대 형성이 중요하다. 본 연구가 향후 한국 매장유산 보호 및 조사 체계의 실무적 개선을 위한 기초 자료로 활용되기를 기대한다.